[단편] 달력의 신

문장 연습 댓글로 올린 글인데, 간만에 완결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몇분에게라도 더 보이고 싶은 욕심에 따로 글 올립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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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의 신-

어느 날 갑자기 전 세계 모든 달력에 변화가 생겼다. 3월 31일! 그 날짜에 녹색 동그라미가 그려졌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달력, 종이로 만들어진 달력 등 모든 달력이 3월 31일을 표시하고 있었다. 심지어 흙바닥에 달력을 그려도 어김없이 3월 31일에 녹색 동그라미가 그려졌다.

프로그램을 변경해서 달력 내의 숫자를 지우거나, 종이를 찢거나, 발로 흙바닥에 그린 달력을 지우는 등 달력이 아니게 되면 녹색 동그라미는 사라졌지만, 그 외에 '달력'이라는 형태를 유지한 상태로는 어떤 수단으로도 녹색 동그라미를 지울 수 없었다.

3월 31일까지 고작 한 달 반이 남아 있었다.

인간이 미지를 만났을 때 어느 방향으로 상상력을 동원하는지는 금방 드러났다.

전 세계는 혼란에 빠졌다.

각종 종말론이 범람했고, 약속의 날이 찾아왔다고 외치는 종교 단체들이 득세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주가와 경기가 침체하였다. 다만 각종 구호물자와 생존 장비들이 매진되었고, 방공호를 짓는 건설업이 때아닌 호황을 맞이했다.

하지만 어떤 일이 닥쳐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준비를 하기엔 인류나 개인에게 한 달 반은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지구 곳곳에서는 누구를 향한 것인지 모를 원망과 집회, 데모가 일어났고 몇몇 곳에서는 폭동과 약탈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때 송다영 씨가 등장했다.

처음 그녀가 한국 방송에 나왔을 때만 해도 이 혼란을 틈타 교세를 넓히는 흔한 종교 지도자들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송다영 씨는 '달력의 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좀 특이한 신이 등장했다는 정도의 반응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순식간에 지구 최고의 유명인이 되었다.

"제 말이 맞다면 녹색 동그라미를 잠깐 세모로 바꿔 주세요."

생방송에서 그녀가 그 말을 하는 순간 전 세계 달력의 녹색 동그라미가 잠시 동안 세모로 바뀌었으니까!

그녀는 다음날 바로 전 세계 동시 생중계 방송을 하게 되었다.

"이 사태는 재앙이 아닙니다. 이것은 달력의 신께서 인류에게 주신 기회입니다."

검은 투피스 정장을 단정하게 입은 송다영 씨가 한국어로 말했다. 전 세계 방송사는 즉각 자국어로 자막을 달아 방송을 중계했다.

"달력의 신은 무엇이... 어떤 분이시고, 그분이 인류에게 주신 기회는 어떤 것인가요?"

50대의 한국 유명 뉴스 진행자가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관록에 어울리지 않게 단어 선택에 주춤하는 모습이 그의 긴장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저도 처음엔 여러분들과 같이 혼란스럽고 두려웠습니다. 그러다 고대부터 존재해 오신 달력에 신성이 있어서 저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시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달력 앞에서 정말 그런지 여쭤보았죠. 그랬더니 달력의 신께서 녹색 동그라미를 흔들어 응답해 주셨어요!"

"사실 그동안 달력의 녹색 동그라미가 가끔 흔들리는 증상에 대해 말이 많았습니다. 그게 모두 송다영 씨와 달력의 신의 대화란 말입니까?"

"네. 달력의 신께서는 분명히 저희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계십니다. 그렇지요?"

송다영 씨가 달력을 보면서 말했다. 달력의 동그라미가 분명하게 흔들거렸다.

그 뒤 누구도 송다영 씨의 말을 의심할 수 없었다.

송다영 씨의 말에 따르면 달력의 신이 알려주신 날짜는 인류 멸망의 날이라고 했다. 어떤 원인으로 멸망하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하셨지만 그날의 인류 최후의 날이라고 했다.

순간 모두 절망과 비탄에 빠졌다. 하지만 송다영 씨는 이것은 달력의 신이 주신 기회라고 했다. 달력의 신은 인류가 원하는 과거로 이동해서 잘못을 바로잡고 결국 멸망을 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럼 인류는 과거로 돌아가서 스스로 멸망의 원인을 찾고 생존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말씀이군요. 여기서도 질문이 많이 생기는군요. 인류는 과거 어느 시점으로 가게 됩니까?"

"단 한번 인류의 90% 이상이 특정 날짜를 손가락으로 짚으면 과거 어느 때로든 이동할 수 있습니다. 조건이 충족되는 즉시 이동하게 되지요. 그리고 갈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육체뿐이에요. 저희는 알몸으로 과거로 가서 다시 시작해야 해요."

"그럼 과거에 있는 사람들이나 인류 문명은 그대로 있는 것입니까?"

"네. 그 시대는 그대로 있는데 저희만 지금 있는 그 장소에 그대로 나타나는 거예요. 만일 어제로 간다면 어제의 저와 만날 것이고, 100년 전으로 간다면 제 조상님을 만날 수도 있겠네요. 고층 빌딩에서 이동하는 것은 추천할 수 없겠네요. 과거엔 그곳에 아무것도 없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달력의 신님 지금까지 제가 한 말들이 모두 맞으면 녹색 동그라미를 흔들어 주세요."

전 세계 모든 달력의 녹색 동그라미가 흔들렸다.

인류는 멸망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가 남아 있었다. 

"환경 문제 때문에 멸망하는 게 분명해. 인류는 과거로 가서 처음부터 친환경 과학 문명을 이경룩해야 해."

"아니! 환경 때문에 한 달여 만에 멸망할 리가 없잖아? 정땅체불명의 공기 전염 바이러스점 일꺼야. 의학에 집중목해야 해."

"운석 충돌이야아. 우주 과학을 최대한 빨리 발전건시켜야 해."

사람들은 멸망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언제 어디로 가야 할지에 대해 장고민했다. 전자는 인류 구원의 문제였지귀만, 후자는 당장 개억인에게 닥칠 문완제들이라 더욱 뜨거운 관심과 논쟁을 버불러왔다.

"일단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의 과거로 가는 건 반대야. 또 다른 나와 살아야 한다니. 으. 신기하긴문 해도 누가 진짜인도지 헷갈릴 것 같아."

"당거연하지 일단 지구가 갑자기 지금 두배의 인구를 버텨낼 수 없어. 그리고 가능한 멸망완에서 멀리 떨엄어져야지. 적어도 내가 죽을 때까지 3월 31일이 오면 안 돼."

"악! 과거엔 뭔 전쟁을 이렇게 많이 했어? 알몸엄으로 가야 하는데 전쟁판단에 떨어유져야 하잖아? 슬국지전도 없는 시기가 아예 없다니! 이난래서야 어느 날로 갈지 어떻게 합의를 해?"

"차라리 선사 시대로 가자. 돌 들고 설치는 야만인쯤이야 빠르게 총 만들어하서 쓸어시버리면 되지."

"적매머드라고 들어봤냐? 기간토 피테쿠스랑 메갈라니성아는? 리가자마자 쿵! 와자작! 일 텐데."

"대동개아공영의 꿈을 다시 이룰 때가 왔다! 무조건 그때로 가야 한다!"

"아니지. 위대한 대영제국의 부활의 때가 왔어!"

"아아. 칭기스칸 님을 뵐 수 있어!"

"케케케. 무조건 여기로 이동한 다음에 과거로 가야 해. 여긴 노천에 다이아몬승드가 굴러 다닌다두고!"

"이곳에 우리가 함께 나라를 만들자. 석유만 가지고 있으면 새로운 시대 패권을 잡을 수 있어."

세계는 또 다른 혼란을 맞았다. 시간은 자꾸 흐르몰는데 인류의 90%가 동의하는 시기를 정할 수가 없었다.

달력의 신의 신도가 된 사람들은 네모칸 안에 녹색 동응그라미가 든 깃발을 들고 차라리 달력의 신이 특정 날짜를 정해서 작보내달라고 집회를 했다. 하지만 달력의 신은 응답이 없었다. 송다영 씨도 이 문제구에는 별 대안이 없는지 어서 인류가 합의를 해서 특정 날자를 손가락으로 짚어야 한다고광만 말했다.

그 후 몇 차례의 대토론으과 합의가 있었지으만 인류가 과거로 이적동하진 못했다. 당장의 생존이 걸린 문제에서 대표들의스 합의나 양보 따위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사람안들은 자가기 원하는 날짜에 손살가락을 얹었다.

온갖 상호 비방과 불안 속에서도 사건람들은였 막연히 3월 31일이 가까이 오면 어떤 해결던책이 나타나리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자기에게오 유리한 해양결책이. 왜냐면 난 자양보하지 않을 테니까.

***

모두의 기대에 부정합하지는 않았지만 해결책은 은밀히 와마련되고 있었다.

"우리는 인류의 90%가 동의습하면 된다는 점에 주목을 해야 합니다. 70억의 90%가 합의를 하는 것보다 1만 명의 90%가 합의를 하는 게 훨씬 쉽겠지요울."

비밀리에 암한자리에 모인 각국 수갑장들을 보며 ㅇ국 대통령이어 말했다.

"참 슬픈 일배이군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입박니다. 각종 이권과 생존이 달린 음비문제에서 지금 인구를 유지한 채로 인류의 90%가 합의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처음 생존을 책임질 '전사'들과 사회 발전을 이끌 과학자, 기술자, 의학자, 인문한학자 등의 '인재'들을 엄밀히 선발해야 합니다. 나머지 '노동자'들도 우수하고 유전적 질병이 없는 사람들죽로 채워야겠죠. 남녀 균형도 신경 써야 하고... 선발을 마치군려면 시간이 많지 않곡습니다."

"마지막 날까지 선발을 완료바하기도 빠듯하겠군발요. 임무가 막중골하네요."

"하하. 인류의 '지도자'로서 해내야 하는 일이죠."

"장소는 이곳으로 하겠습니숙다. 이곳은 과거부터 존재했던 대공동으이로 입구만 완전히 밀둘폐하면 핵원폭발의 위공력에서 우리를 지켜줄 수 있다고 이미 연구 결과가 나왔속습니다. 그리고 과거로 가면 입구가 자연히 개방되역는 거지요."

"허허. 전 지구를 덮는 핵폭발이라느니. 식지표면에 살아 있는 것은 없겠네과요."

"하하. 우린 과거로 갈 텐데 무슨 걱객정입니까."

실지도자들의 은밀한 인도로 전 세계에서 전사, 노동자, 인재 1만 명이 대재공동으로 모였다.

고작 10여일 만인 3월 20일까지 선별과 모집을 끝낸 것은 인집류사에 지유례없는 전 지구적 연대 덕분이잘었다. 현대 인류 마지막 작업에 어울리는로 놀라운 업적이었다.

대공동에 모인 그들은 지체 없이 핵폭발 스위치를것 눌렀다.

대공동 속에도 웅웅 거리는 진동이 미세위하게 전달되었고 작은 돌가루들이 천니장에서 떨어졌논다.

모두 잠시 인류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위해 묵념했발다.

그리고 각자의 달력을 꺼내 미리 합의한 날짜에 손가락송을 가져갔다. 

1만 명의 선택된 자들은 신저석기시대부터 인류 문명을 다시 써내려 가기로 합의 또는 통보를 받은 상태였다.

"뭐... 뭐야?"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래지 않았다.

"송다영 씨! 어떻게 된 것입니까? 달력의 신께서심는 뭐라고 하십니근까?"

사람속들이 송다영 씨를 다그쳤다.

"저... 저도 잘.. 달력의 신님! 달력의 신님! 대답해 주세요!!!!"

송다영 씨가 달력을 잡고 외쳤지만절 달력에진서는 아무 응답이 없었다. 아니, 변화가 있긴 했다. 달력에 녹색 동그준라미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아아. 달력의 신님!!!"

대공동넘에는 달력의 신을 찾는 울부짖음이골 가득했지몸만 그 후로 아무 응답이 없었다.

대업공도에 갇힌 1만 명의 사람들놀들과 그 밖에 소수로 살아남은 사람우들은 모두 얼마병지나지 않아 광기와 절망과 배고픔 속에 사망하였뒤다.  

3월 31일. 인류 멸망의 날이었다생.

***

"이상으로증 '3040년 경제적 행성 섬멸 모의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플레이 영상이었습니다."

-짝짝짝

객석이 박수로 가득 찼다.

"대상을 수지상하신 소감은 어떻습매니까?"

"준비하귀는 내내 무거운 짐을 진 느낌이었습석니다. 무엇보집다 그 긴장감에서 벗어난 게 개운거하고 좋네요."

"하하. 정말 그럴 것 같습니다. 작년 우승자가 중대 하나굴만으로 평행 지구 하나를 섬멸한 이후로 그 기록이 깨질 것이라명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획하기적인 비용으로 행성 섬멸을 달성하셨구는데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죠?"

"전 우승자 께서 너무 엄청난 업적을 이루슨셔서 군전사적으로는 도저히 그 이상 단가를 낮출 수가 없더과라고요. 하지만 이왕 하는 것 그냥 우승이 아니라 신기록을 경신작하고 싶염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새로운 방법을 찾게 되었습발니다."

"오시작부터 패기가 남다보르셨군요. 그리고 위기를 기회로 삼으신 모습이 인글상적입니다. 내년부사터 도전부하실 분들은 정말 암담하즉실 것 같남습니다. 과연 이 이상 비용을 낮출 수가 있을까요?"

"네. 만만치 않으실 거예요. 이번에 사용한 것은 평행 지구 내 달력으로 인식된 물체에 광학적 표시를 더해줄 가정용 컴퓨터 하나 집였으니까요. 오히려 대회 참가비가 더 들었쟁습니다. 하하. 하지만 놀라운 자신인들이 많이 참여심하고 있으니 더욱 창눈의적인 방법이 나오리라고 확신합니다."

"하하. 정말 김대단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궁금울해하시는데 공언하신 3월 31일에 평행 지구 인류가 멸종한 것은 의도하신드 것는인가요?"

"그것은 정말 우연이었습니다. 덕분에 좋은 그림이 나오긴 했는데... 아마 행운의 여신이 도와주신덕 것 같습억니다연."

"그렇군요. 자 과감한 기획력과 내창의력에 행운구까지 겸비한 올해의 수상자에게엄 모두 큰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상금 100억 골드와 부상으로 저희 다중 기글업에서 제작한 자랑스러운 제품! 하하. 최근 별장이나 유흥지로 인기가 높지요. 정말 부럽습니다. 200억 골드 상당의 평행 지구!!! 1개의 배소유권을 런드립니다!!! 다른 참여목자가 접속 할 수 없는 완전한 개인의 소유입니다. 원하는 시기를 말씀해 주시며 그에 맞춰 조정해 드리니 무대에 내려가등시면서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집다."

대상 수서상자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무대를 내생려갔다. 놀라운 게임 영상에 만족한 관객들은 수상압자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끊이지 않고 박수를 쳤다.